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비행기만 떠올리시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는데,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배로 가는 방법을 알게 된 후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비행기보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이동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밤바다를 보며 온천에 들어가거나 야경을 감상하는 시간은 비행기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낭만이었습니다.
뉴카멜리아호는 어떤 배일까요?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국제여객선 중 현재 운행 중인 배는 뉴카멜리아호가 유일합니다. 이전에 운행되던 큐미트(QUEEN BEETLE)라는 고속선박이 2023년부터 운항을 중단하면서, 지금은 이 배가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고속선박이란 일반 여객선보다 빠른 속도로 운항하는 선박을 의미하는데, 대신 운임이 더 비싸고 흔들림이 큰 편입니다.
뉴카멜리아호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약 9시간 정도 소요되며, 저녁에 출발해서 다음 날 새벽에 일본 하카타항에 도착합니다. 승선 인원은 5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중형 여객선 규모입니다(출처: 부산항만공사). 부산역에서 터미널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접근성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운임은 평일 기준 약 6만 원, 주말에는 7만 원 정도이며, 특정 프로모션 기간에는 5만 2천 원까지 할인되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성수기를 피해서 평일에 예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같은 거리를 비행기로 이동하면 10만 원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배는 숙박비까지 절약할 수 있어서 가성비가 훨씬 좋다고 느꼈습니다.
배 안에는 어떤 시설이 있을까요?
뉴카멜리아호는 일본 국적의 여객선이기 때문에, 승선하는 순간부터 일본 영역으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배 안의 모든 상점과 자판기는 일본 엔화로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환전을 미리 해두지 않으면 불편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배 내부 시설은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제가 직접 둘러본 주요 시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온천(대욕장): 바다를 보면서 목욕할 수 있는 공용 온천으로,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 오락실: 레이싱 게임, 뽑기 기계, 마리오카트 등 간단한 게임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 노래방: 유료로 이용 가능하며, 가격은 육상 노래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 식당 및 매점: 카레, 김치찌개, 라면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며, 식권 자판기로 주문합니다
- 면세점 및 편의점: 담배, 주류, 과자 등을 면세가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온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창문 너머로 밤바다가 보이는 온천에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경험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다만 수건과 어메니티가 제공되지 않아서 매점에서 따로 구매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객실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뉴카멜리아호의 객실은 크게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뉩니다. 가장 저렴한 골든석은 다인실 침상형 객실로,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침상형 객실이란 개인 침대가 아닌 공용 공간에 매트리스가 깔린 형태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찜질방 수면실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골든석의 가장 큰 단점은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과, 충전 콘센트가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TV는 있지만 일본 채널만 나오기 때문에 실용성은 떨어집니다. 저는 이 객실을 이용했는데, 솔직히 잠만 자고 나올 거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등실은 개인 침대가 있는 도미토리 형태로, 추가 요금 1,500엔(약 1만 5천 원)만 내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개인 커튼이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 보장되며, 충전 콘센트와 짐을 둘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골든석을 예약했다가 현장에서 2등실로 업그레이드했는데, 1만 5천 원 추가로 훨씬 쾌적한 환경을 얻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1등실은 호텔 객실처럼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께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배 여행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배로 일본을 가는 여행 방식에는 분명한 장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낭만입니다. 밤바다를 보며 맥주 한 잔을 마시거나, 갑판에서 부산 야경과 후쿠오카 야경을 동시에 감상하는 경험은 비행기에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또한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고, 이동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도 명확합니다. 첫째,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비행기는 1시간이면 도착하지만 배는 9시간이 소요되므로, 짧은 일정의 여행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여행 중에도 인터넷 사용이 필수인데, 배 안에서는 완전히 오프라인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골든석 같은 저렴한 객실은 시설이 기본적인 수준이고, 소음이나 흔들림에 예민하신 분들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여행 방식을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유로운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 색다른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 또는 비행기를 불편해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좋은 선택지입니다. 빠른 이동보다 과정을 즐기는 여행을 원하신다면,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배 여행을 한 번쯤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