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예전의 저는 트레킹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집 근처 공원을 걷듯이 물 한 병만 챙겨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몇 번의 둘레길과 산행을 경험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상보다 햇볕이 강했던 날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비를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간단한 간식 하나가 체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트레킹은 전문 등산처럼 거창한 장비가 필요한 활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기본 준비물만 제대로 챙겨도 훨씬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필요성을 느꼈던 트레킹 필수 준비물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왜 준비물이 중요할까?
많은 사람들이 둘레길이나 낮은 산을 걷는 경우 "금방 다녀오는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트레킹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 야외에 머무르는 활동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 근교 둘레길이나 무장애 숲길처럼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가 늘어나면서 걷기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쉬운 코스라고 해서 준비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체력 소모, 날씨 변화, 탈수, 햇빛 노출 등은 코스 난이도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발에 맞는 트레킹화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단연 신발입니다.
트레킹화는 일반 운동화보다 접지력과 충격 흡수 기능이 뛰어나 장시간 걷기에 적합합니다.
여기서 접지력이란 신발 바닥이 지면을 얼마나 잘 잡아주는지를 의미합니다. 흙길이나 젖은 데크길에서는 접지력이 부족한 신발이 미끄러짐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가장 많은 실수가 "새 신발을 바로 신고 가는 것"입니다. 장거리 트레킹 전에는 반드시 미리 신고 걸어보는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2. 물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
트레킹 중 가장 쉽게 발생하는 문제가 탈수입니다.
기온이 높지 않아도 걷는 동안 지속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2~3시간 정도 걷는다면 최소 500ml에서 1L 정도의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얼린 생수를 하나 준비하는 편인데, 중간에 시원하게 마실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3. 간단한 행동식
행동식이란 걷는 도중 빠르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간식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초콜릿
- 에너지바
- 견과류
- 바나나
- 젤리류
짧은 코스라도 예상보다 체력이 빨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간식 하나 정도는 꼭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4. 모자와 선크림
트레킹 중 가장 많이 과소평가되는 준비물이 바로 자외선 차단 용품입니다.
숲길이라고 해도 전망대나 능선 구간에서는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봄과 가을은 덥지 않다는 이유로 선크림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자외선 지수는 상당히 높은 날이 많습니다.
챙 넓은 모자와 선크림만 있어도 피로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5. 작은 배낭
주머니만으로는 물과 간식을 휴대하기 어렵습니다.
20L 이하의 소형 배낭이면 대부분의 둘레길과 가벼운 트레킹에 충분합니다.
너무 큰 배낭은 오히려 무게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물, 간식, 보조배터리, 바람막이 정도만 넣고 다니는 편입니다.
6. 바람막이 재킷
산은 날씨 변화가 빠른 편입니다.
평지에서는 덥더라도 정상 부근에서는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습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얇은 바람막이 하나가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무게도 가볍고 휴대성이 좋아 꼭 챙기는 준비물 중 하나입니다.
7. 휴대폰 보조배터리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습니다.
사진을 찍고 지도 앱을 사용하다 보면 생각보다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됩니다.
특히 처음 가는 둘레길이라면 배터리 부족 상황이 불편함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작은 보조배터리 하나 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8. 개인 상비약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추가로 밴드나 물집 방지 패드도 도움이 됩니다.
장시간 걷다 보면 작은 마찰도 큰 불편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9. 휴지와 물티슈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습니다.
간단한 손 정리부터 땀 닦기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둘레길은 화장실 간격이 길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0. 계절별 추가 준비물
여름
- 쿨토시
- 휴대용 선풍기
- 추가 생수
겨울
- 방한 장갑
- 넥워머
- 핫팩
장마철
- 우비
- 방수 커버
- 여벌 양말
계절에 따라 필요한 장비가 달라지기 때문에 출발 전 날씨 확인은 필수입니다.
트레킹 준비물 체크리스트
출발 전 아래 항목만 확인해도 대부분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 트레킹화
□ 물
□ 행동식
□ 모자
□ 선크림
□ 소형 배낭
□ 바람막이
□ 보조배터리
□ 상비약
□ 휴지·물티슈
트레킹은 얼마나 멀리 걷느냐보다 얼마나 편안하게 걷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준비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준비만 잘해도 걷는 즐거움은 훨씬 커집니다. 가까운 둘레길이나 숲길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발 전 한 번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