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더 좋을 수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추운 겨울날 별 기대 없이 안국역에 내렸다가, 손으로 만든 것들의 온기와 텅 빈 광장의 여백을 동시에 경험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서울공예박물관과 열린송현 녹지광장, 두 공간이 함께 있어야 완성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공예허브, 학교 건물이 박물관이 된 이유서울공예박물관이 '특별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처음에 그 말이 조금 과장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안으로 들어서보니 그 이유를 금방 이해했습니다. 이 박물관은 새로 지은 건물이 아닙니다. 70여 년간 풍문여고 학생들이 공부하던 학교 건물 다섯 동을 허물지 않고 리모델링(remodeling)한 공간입니다. 리모델링이란 기존..
지하철역에서 겨우 2분 거리인데 이런 성곽길이 있었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서울에서 10년 넘게 살면서도 동대입구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이렇게 매력적인 트레킹 코스가 숨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다산성곽길에서 남산 북측순환로까지 이어지는 약 8km 구간은 도심 속에서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일상의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코스입니다.동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한양도성 트레킹동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진행 방향으로 약 150m만 걸으면 다산성곽길 입구가 나옵니다. 여기서 한양도성(漢陽都城)이란 조선시대 수도 한양을 둘러싼 성곽으로, 총 길이 18.6km에 달하는 역사 유적입니다(출처: 문화재청). 저는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성곽 외벽을 따라 걷는 길이 낙산성곽길과 비슷하면..